글을 위한 공간부터

블로그를 만들면서 가장 먼저 고민한 건 첫 화면이었다. 좋아하는 색과 모양을 모으는 일은 즐겁지만, 화면이 완성되어 갈수록 한 가지 질문이 남았다. 이곳에서 긴 글을 읽고 싶을까?

목록과 본문은 서로 다른 일을 한다. 목록은 읽을 글을 찾게 하고, 본문은 선택한 글에 집중하게 한다. 두 화면을 나누는 것부터 다시 시작했다.

목록과 본문을 나누기

목록에서는 제목, 짧은 요약, 작성일만으로 글의 성격을 알 수 있게 했다. 글을 누르면 독립된 주소로 이동한다. 주소를 복사해 공유하거나 브라우저의 뒤로 가기를 사용하는 동작도 자연스러워진다.

첫 화면에서는 취향이 보이고, 글 안에서는 내용이 보였으면 했다.

본문에는 넓은 장식 대신 목차를 둔다. 읽는 위치와 다음에 읽을 글을 알려 주는 정도면 충분하다. 댓글도 이 흐름의 끝에 놓일 수 있다.

한글의 호흡을 맞추기

한글 본문은 글자 크기만 키운다고 편해지지 않는다. 한 줄의 길이와 행간, 문단 사이의 간격이 함께 맞아야 한다. 넓은 모니터에서도 본문 폭이 끝없이 늘어나지 않도록 상한을 정했다.

제목은 단단하게, 본문은 부드럽게. 같은 서체를 써도 굵기와 간격만으로 충분히 다른 역할을 줄 수 있다.

CSS
.article-body {
  max-width: 680px;
  font-size: 17px;
  line-height: 1.95;
  word-break: keep-all;
  overflow-wrap: anywhere;
}

움직임은 짧게 남기기

커서를 올렸을 때 선이 뻗고, 글을 선택하면 화면이 짧게 이어진다. 이런 움직임은 현재 동작을 알려 주는 데 쓴다. 본문을 읽는 동안에는 장식이 계속 움직이지 않게 했다.

움직임을 줄이도록 설정한 환경에서는 전환과 장식 애니메이션을 멈춘다. 취향을 드러내는 효과도 읽는 사람의 선택보다 앞서지 않았으면 한다.

다음에 더할 것

글이 쌓이면 태그와 시리즈가 실제 탐색 수단이 될 것이다. 댓글은 글을 읽고 난 뒤 이어지는 대화로 붙이고 싶다. 기능을 늘리기 전에 지금의 목록과 글 페이지가 편하게 이어지는지부터 확인한다.

블로그는 한 번에 끝내는 화면이 아니라, 기록과 함께 조금씩 바뀌는 공간이다.

댓글

댓글은 확인 후 공개됩니다.